인터넷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위헌제청 받아들여져

블로그에 올린 글을 삭제하라는 '방송통신심의위'의 시정명령이 너무 애매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고, 규제되지 않아야 할 표현까지 규제하게 되어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방심위' 관련 규정이 헌재의 위헌 판단을 받게 되었다.

지금까지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에 대해서 "방심위"가  마치 계엄군 처럼 법원의 판결을 거치지 않고 삭제를 요구해 왔는데 국가의 예산지원과 임면에 관한 권한을 사실상 국가가 행사하는 상황에서는 행정기관을 통한 국가의 검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헌재의 판결을 통해서 더이상 국가가 공권력의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 없어지기를 기대한다. 

최병성 목사 공익소송을 통해 헌재 위헌법률심판 청구를 이끌어낸 언론인권센터의 논평을 첨부한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시정요구

- 헌재의 위헌 판결을 기대한다

서울고등법원 제3행정부는 최병성 목사와 언론인권센터(담당 변호사 장주영)가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받아들였다. 최병성 목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블로그에 올린 ‘쓰레기 시멘트’ 게시물을 삭제하라는 ‘시정요구’를 받았으며 2010년 6월 8일 이 행정명령의 근거가 된 법 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을 신청하였다.

법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가 헌법 제2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 과잉금지의 원칙과 헌법 제75조 포괄위임입법금지 및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불명확한 규범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게 되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망라하여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규제하게 되므로 과잉금지의 원칙과 조화할 수 없게 되는 것임을 전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 조항은 ‘전기통신회선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되어 유통되는 정보 중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를 심의위원회의 직무로 규정하고 있는바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의 정보’의 개념은 너무나 불명확하고 애매하여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됨을 명시하였다.

또한 포괄위임입법금지 조항에 비추어보면 ‘건전한 통신윤리’의 개념은 행정입법의 범위에 대한 아무런 한계로도 작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행정입법자는 다분히 자신이 판단하는 또는 원하는 ‘건전한 통신윤리’의 관념에 따라 헌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얼마든지 규제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가는 표현의 규제에 대해 ‘최소 규제’를 해야 한다. ‘건전한 통신윤리’와 같은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여부를 국가가 규제한다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가 왜곡되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이다.

언론인권센터는 법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위헌적 심의를 인정하여 위헌심판제청을 받아들인 것을 크게 환영하며 헌법재판소가 부당한 행정규제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반드시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언 론 인 권 센 터

2011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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