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구속은 개인화시대 도래에 대한 저항


황의홍

 

사법부 너 마저도 


미네르바 구속을 보면서 인권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 너 마저도!“ 라는 탄식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법은 사회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규범이다. 법적용은 법적용을 하지 않으면 사회가 지탱할 수 없거나 개인의 권리나 이해관계를 보호할 수 없을 때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옳다.

 

최종 판결 전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하여 불구속 수사를 점차 확대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미네르바 구속은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리고 세계적인 망신” 이라는 것이 시중의 대체적인 여론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같은 일이 발생했을까?


* 관련기사 : 英 이코노미스트 “권력쇠망치에 압살당하는 온라인”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경제수석을 지낸 분까지 ‘국민경제의 스승’이라고 치켜세웠던 “미네르바‘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학계나 정관계, 언론매체를 통해서 권위를 쌓고 인정받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실력만 있다면 순식간에 온라인에 글을 써서 유명해지고 권위를 확보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개인화와 기득권은 충돌

 

블로그(1인미디어)가 활성화되면 될수록 개인화가 진전되면 될수록 기득권을 가진 집단, 전통언론, 정치인, 관료, 대기업 등과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분산된 권력이 아니라 집중된 권력을 통해서 파이를 확보해야 하는 세력은 개인의 힘이 증대되는 것을 끊임없이 방해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화의 진전은 다양성이 확보됨을 말한다. 우리나라 처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좌파와 우파, 우리 편과 다른 편을 이분법으로 가르고 끊임없이 어느 편에 가담하길 강권하는 사회도 드물다. 이런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모습은 다양한 세력의 이익을 분배하고 조정하여 법을 만드는 여의도 국회에서 극단적인 갈등으로 표출되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 할수록, 블로그(1인미디어)가 활성화되면 될수록 이런 이분법은 설자리가 없어지고 다양성은 커진다.


* 블로그의 어원은 web + log의 합성어로 인터넷에 쓴 일지를 뜻하므로 블로그가 단순하게 블로그라는 툴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1인미디어를 모두 포함하는 의미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개인화의 흐름을 수용하는 집단이 승자가 될 것


기득권과 개인화시대의 충돌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겠지만, 개인화의 도도한 흐름을 역행하기 보다는 개인들의 역량을 모아서 ‘참여’ 시키고 ‘집단지성’을 수용하려는 자세를 갖는 집단들이 훨씬 더 생산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쪽을 보더라도 현 정부가 의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시기는 올 한 해 뿐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고 나면 단임제 정부의 무기력한 한계가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연말 국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 그리고 최근 ‘미네르바’구속에 이르는 과정은 지지기반과 국내여론을 급속도로 악화시키고, 국외 여론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것처럼 ‘미네르바구속’과 ‘인터넷규제 관련 법’ 관철 시도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행위”일 뿐이다. 

 

* 사진  : 다음 카페 '미네르바의 부엉이 여의도로 날아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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