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뷰 퇴행 개편 유감

 

지난 7일 단행된 다음뷰 개편을 보면서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시사’ 카테고리를 맨 뒤로 돌리고 라이프를 앞으로 배치했다. 다음뷰의 출발점은 다음블로거뉴스로 단시간내에 15만여명의 블로거가 등록하여 기성언론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알찬 콘텐츠로 사랑을 받았고 블로고스피어 확장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 

최근 TV에서 김제동, 손석희 씨가 빠지고 진보적인 논조의 매체에서 정부광고가 빠져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에서 기성언론의 균형잡힌 여론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다음뷰의 역할은 상당한 의미가 있었는데 이마저도 라이프 문화 위주로 연성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편 이후에 다음뷰를 계속 지켜보니 베스트 종합 란을 비롯해서 시사뉴스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고라의 역할이 축소된 상황에서 다음 뷰 마저도 이런 개편을 단행하니 마치 군사정권 시절 3S정책의 망령과 오버랩된다.

 

CEO 출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은 자체로 정부권력 보다 기업권력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2008촛불’과 ‘미네르바’를 통해 개인권력, 개인미디어가 전면에 등장(후기정보화사회)했음을 알리는 신호탄 이었지만 최근 흐름은 분명한 퇴행이다. 

최근 정부정책 중에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사업은 지방의 토건기업의 이익과 일치하고 세종시 건설 계획 수정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서울에 있는 기업이 세종시까지 내려가서 일을 보기 싫고 수도권 집중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하는 속마음의 다름 아니다. 

기업권력이 비대해질수록 중산층과 서민의 삶은 어려워진다. 우리처럼 특정 대기업 몇 곳이 국가경제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동네에서 자영업을 하던 사람들이 대형마트의 점원으로 전락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 “중산층을 두껍게 서민을 따뜻하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지만 감세정책과 기업에 여러가지 혜택을 주면서 착취구조는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과 보수정권에서 중산층문제를 화두로 삼고있는 것은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을 통한 경제구조에서 그만큼 중산층 붕괴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처럼 쏠림 현상이 심한 곳에는 다양성 확보와 사회건강성 확보를 위해서 개인화를 진전시켜 1인미디어와 1인기업에 대한 지원정책을 지금보다 과감하게 실시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개인화가 진전될수록 치열한 경쟁과 급속한 경제발전과정에서 미처 돌보지 못한 사각지대 즉 강남과 비강남으로 대별되는 빈부격차, 인권, 수도권집중 등으로 일어난 저출산, 자살, 이혼율 세계1위 같은 사회병리적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뷰의 개편은 도도한 흐름에서 퇴행이다. 시사 관련 글 노출 축소는 네이버 따라가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대단히 우려스럽다. 기업권력이 정부권력보다 커진 상황에서 감시하고 다양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를 축소하는 것으로 다음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도움이 안된다.

 다음도 기업이니 만큼 기업권력의 한축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다음뷰의 콘텐츠는 이용자가 만들고 있는 것이기에 이용자의 환호 속에 만들어진 공간의 변화를 이용자가 선뜻 수용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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