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선거에서 소셜미디어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



전국의 지인들을 서로 연결시켜

“이번 선거의 특징은 유권자를 직접 만나는 것이 제일 중요했지만 SNS와 모바일 선거운동 비중이 매우 컸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의 삶과 정책, 공약들이 실시간 공유되고, 지인 찾기 또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페이스북 메세지와 모바일 문자를 통해 타 지역에 거주하는 후보의 친구들이 지인을 소개한 것이 몇 천명에 이른다.”

일산동구 유은혜 국회의원 당선자 부군 되는 장안식 님이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소셜미디어가 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려주는 상징적인 글이다. 소셜미디어는 사회관계망 서비스로 해당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의 지인들을 서로 연결시켜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후보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친구들에게 확산하는 스피커 역할을 했다.


정보격차(Digital Divide)가 그대로 선거결과로 나타나

선거결과도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소셜미디어 이용행태와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고 있다. 도시지역, 디지털환경이 잘 갖추어지고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많은 지역에서는 야당이 승리했다. 정보격차(digital divide)가 그대로 선거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광역시만 하더라도 디지털환경이 서울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2~3년 정도는 뒤쳐져 있고 기성언론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

정보를 어떤 경로를 통해서 얻느냐에 따라서 표심이 갈렸다. 세대별 투표 성향과 투표율도 여기에 기인한 바가 크다.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되는 경향이 있는데다 정보를 얻는 방법에서도 기성매체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광역단위의 선거가 아니라 5만표 전후를 얻으면 당선되는 소선거구제 하에서는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1,000만 명 이라고 하더라도 적극적인 사용자는 2~3백만 명에 불과해서 기성언론이 소셜미디어의 이슈를 축소하거나 보도하지 않으면 대중에게 전달되는데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결론적으로 민주주의 진전을 위해서는 개인들이 자기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도권과 지방의 digital divide가 클수록 여론 왜곡은 심화된다는 것이다.

현재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2~3년내에 기성언론의 의제설정권은 사라지고 소셜미디어와 결합한 스마트폰을 통해서 개개인들의 여론이 시시각각 표출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고 제도도 이에 맞게 고쳐져야 한다.




야당의 패배는 “공감”의 실패

한 가지 더 선거결과에 대해서 첨언하자면 야당의 패배는 “공감”의 실패다. 야당이 패배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위안을 삼기위한 “언어의 유희”일 뿐이다.

공감을 얻기 위해서 여당은 비대위에 재벌개혁론자인 김종인, 4대강 반대운동을 벌인 이상돈을 영입해서 MB심판의 과녁을 현저하게 약화시켰다. 또한 노쇠한 정당 이미지 탈피를 위해서 20대의 이준석, 손수조를 통해 여론의 주목을 받게했고, 당의 색깔 마저도 빨강색으로 바꿨다.

민주당의 경우 공천 자체가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복지국가라는 시대적 요구에 공감을 줄 수 없었다. 지역적인 요소를 보더라도 낙동강벨트를 구축한 문재인 후보의 경우 임종석 사무총장 하나 낙마시키는 리더십으로는 신뢰를 주기에 대단히 부족했다. 충청의 경우에도 세종시에 당선된 이해찬 전 총리가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의 당선 외에 충청의 표심을 움직이는데 한계가 있었고, 강원의 경우에는 이런 고려조차 없었다.

“공감의 크기”가 크면 기성언론이 아무리 나팔을 불어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힘이 있고 또한 소셜미디어가 일정 정도의 역할을 수행한다.

내 말이 옳다고 주장하는 “일방적인 홍보의 크기”가 아니라 같은 느낌과 생각을 갖는 “공감의 크기”는 개인화시대의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서 핵심요소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내용이 없는 공감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진보진영의 과제다. ('1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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